[중앙일보] 17년 만에 고산 등반 엄홍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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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엄홍길휴먼재단 작성일24-11-28 10:30 조회36회 댓글0건본문
네팔에 학교 짓는 이유는?
엄홍길 대장은 늘 두 손을 모으고 “나마스떼”라며 인사를 건넨다.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마스떼”로 시작한다, 이는 상대방을 존경하고, 존중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에서 비롯된 인사인 게다.
“제가 욕심이 너무 컸나 봅니다만, 여기서 죽으면 안 됩니다.
저를 기다리는 7800명 학생이 있습니다.”
이는 올 5월 3일, 히말라야 쥬갈 1봉(6590m)을 오른 후,
하산하며 당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엄홍길 대장이 한 기도다.
빠져버린 얼음 못 때문에 머리를 바위에 부딪힌 후,
재충돌을 팔꿈치로 가까스로 막아낸 그는 이렇듯 쥬갈 산신을 찾았다.
그는 2007년 16좌 등정인 로체(8400m)를 끝으로 은퇴한 터였다.
그런 그가 17년 만에 고산(6000m 이상)인 쥬갈 봉을 오른 이유가 뭘까?
2024년 05월 3일, 천신만고 끝에 미답봉인 쥬갈 봉(6590m)에 오른 한국-네팔수교 50주년 기념 원정대는 봉우리 이름을 '한국-네팔 우정 피크'라고 정했다. 사진 엄홍길휴먼재단
“올해가 한국-네팔 수교 50주년입니다.
그래서 한국-네팔 합동 원정대를 꾸려 미답봉을 오를 계획을 했죠.
네팔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60년 만에 쥬갈 1봉 등반을 허락했고요.
그렇게 엄홍길휴먼재단, 대한산악구조협회, 네팔등산협회가 함께
‘한국-네팔 우정 원정대 2024′를 꾸린 겁니다.”
17년 만에 고산에 올랐지만,
그의 발길은 언제나 네팔로 이어져 있었다.
2010년 5월 5일에 첫 번째 완공된 팡보체 휴먼스쿨.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 해발 4,060m에 있으니 하늘과 가장 가까운 학교인 게다. 사진 엄홍길 휴먼재단
그는 2008년 5월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했고,
재단을 통해 2010년에 네팔에 첫 번째 학교를 설립했다.
이른바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학교(해발 4060m )인 팡보체 휴먼스쿨이다.
이후 지금껏 네팔에 19개 학교를 설립했으며, 2개는 건축 중이다.
이 학교들의 학생이 7800여명인 게다.
그렇다면 그가 이토록 학교를 짓는 데 매진하는 이유는 뭘까?
“열여섯 번째 등반을 앞두고 죽음의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산의 겉만 보지만, 저는 산의 속살까지 다 경험했으니
그 위험과 난관이 엄청난 두려움으로 밀려드는 거죠.
그때 히말라야 산신에게 저를 꼭 살려서 내보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돌아가서 셰르파들의 자녀와 가족을 챙겨야 한다고요.”
엄홍길 대장의 오른쪽 엄지발가락 끝은 동상으로 잘라냈다. 발목은 굽혀지지 않는다.
이렇듯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엄지발가락이 짧고, 발목이 굽혀지지 않으니 걸을 때 오른발에 힘을 주지 못한다. 그러니 오른 장딴지가 왼쪽 장딴지보다 훨씬 가늘다.
정상만 보고 오르는 데만 집중했던 삶,
그제야 산 아래가 보이고, 사람이 보이고, 아이가 보였다는 고백이었다.
그렇게 걸어 온 그의 발길은 7800명 학생의 꿈으로 이어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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